평생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셨던 어머니께서 갑작스럽게 소천하셨습니다.
아침에 뵙기로 한 그 시간이 이별의 순간이 되어버렸습니다.
막연히 상상만 하던 그 순간이 현실이 되니 몸이 굳어버리고,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습니다.
막상 빈소에서 영정사진을 바라보니 감정이 북받쳐 올라
차마 곁으로 다가가지 못하겠더군요.

조문객들을 맞이하면서도 "어머니께서 편히 쉬세요."라는 말조차
입에서 나오질 않았습니다.
그저 울컥하는 마음을 억누르며 고개를 숙이고 인사하는 게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문객들이 들려주는 어머니의 따뜻한 이야기와 추억 속 미소를 떠올리며
이제는 슬픔보다는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평생 불교 신자로 살아오셨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며 언제나 남을 돕고 배려하는 삶을 사셨기에,
편안하게 보내드리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불교식 장례를 준비했습니다.
그 뜻을 지키는 것이 저희가 할 수 있는 마지막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예담라이프의 장례지도사님께서 불교 장례 절차를 차분히 설명해 주셨고,
빈소 한편에서는 스님께서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염불을 올려주셨습니다.
화장장 예약이 어려워 4일장을 진행하게 되었지만,
그 시간 덕분에 더 많은 분들이 어머니께 마지막 인사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서 평소 자주 말씀하셨던
‘수의보다 승복을 입고 떠나고 싶다’는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장례지도사님과 상의한 후, 어머니께서 살아생전 입으셨던 승복과
단정한 명주천으로 정갈하게 수의를 준비했습니다.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은 평온했고, 마치 깊은 명상에 잠긴 듯 고요하고 평안한 인상이셨습니다.
어머니를 어디에 모셔야 할지 가족들과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결국, 어머니께서 평소 좋아하시던 숲길이 있는 자연장을 선택했습니다.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어머니의 뜻을 온전히 지켜드릴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부모님께서 우리 곁에 계실 때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더 해드리고,
사랑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살아생전 어머니와 함께한 순간들을 떠올리며,
어머니께서 평온한 길을 가시길 기도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도 사랑하는 분들과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시길 바라며,
끝까지 정성을 다해 도움주신 예담라이프 담당자분께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